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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ː 마케팅 이야기

나이키를 위협하는 아식스의 대반격: 스포츠 브랜드의 새로운 강자

by 지식맥 202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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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의 성공 신화, 다시 쓰이다

2024년 2월, 밀라노 패션 위크의 첫 무대는 일본의 프리미엄 브랜드 오니츠카 타이거의 75주년 기념 패션쇼로 화려하게 시작되었습니다. 브랜드 앰베서더인 코난 그레이, 한국 대표로 참석한 마마무 화사, 그리고 일본의 인기 댄스팀 아방가르드까지. 이 모든 것이 오니츠카 타이거가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패션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아식스(ASICS)**의 투트랙 전략이 있습니다. 아식스는 퍼포먼스 스포츠와 기술력을 강조하는 한편, 오니츠카 타이거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각자의 역할을 확고히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아식스는 단순한 러닝화 브랜드에서 벗어나 패션과 스포츠를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식스의 기원 – 스포츠로 희망을 찾다

아식스의 시작은 1949년 일본 고베에서였습니다. 창립자인 오니츠카 키하치로는 전후 일본의 청소년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희망을 전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신발 제조가 아니라, 운동이 가져다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제품은 문어 빨판에서 영감을 얻은 농구화였습니다. 이 신발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일본 고등학교 농구부 선수들에게 빠르게 퍼졌고, 이후 마라톤, 레슬링, 배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아식스의 신발이 사용되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식스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합니다. 미국에서 아식스 제품을 유통하던 **필 나이트(Phil Knight)**가 독립하여 나이키(Nike)를 창업하면서, 아식스는 강력한 경쟁자를 키우는 계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침체기와 반격 – 새로운 아식스를 만들다

2000년대 들어 아식스는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밀려 점점 존재감을 잃어갔습니다. 러닝화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떨어졌고, 브랜드 이미지는 점점 전문 체육인을 위한 가성비 신발이라는 인식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식스는 조용히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1) 패션 브랜드로의 확장 – 오니츠카 타이거의 부활

2002년, 아식스는 오니츠카 타이거 브랜드를 다시 론칭하며 과거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후 2016년, **불가리아 출신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가 등장하면서 아식스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2) 키코 코스타디노브 – 아식스를 쿨하게 만든 남자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기존 아식스 디자인의 핵심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컬러와 독창적인 실루엣을 접목해 트렌디한 감성을 불어넣었습니다. 그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은 하나같이 메가히트를 기록하며, 아식스는 키스(KITH), 자운드(JJJJound), 아페세(A.P.C), 어웨이크(AWAKE NY) 등과 협업하면서 패션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3) 러닝화의 혁신 – 나이키와의 차별화 전략

아식스는 러닝화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기술력을 극대화했습니다. 2023년, **‘메타스피드(Metaspeed)’**라는 신개념 러닝화를 출시하면서 러너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아식스는 40년 이상 축적된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좁은 보폭으로 달리는 러너들을 위한 신발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타스피드를 개발했고, 이는 프로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러너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포츠를 넘어 정신 건강까지 – 새로운 브랜드 철학

아식스는 단순한 스포츠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들의 철학은 브랜드 이름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Anima Sana In Corpore Sano, ASICS)”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아식스는 2023년 **‘마인드 게임(The Mind Games)’**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체스, 마작, e스포츠 선수들을 대상으로
운동이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집중력 33% 증가, 불안 수준 43% 감소, 국제 대회 랭킹 75% 상승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아식스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비현실적인 몸매가 아닌, 실제 소비자 데이터를 반영한 건강한 신체 이미지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인 정신과 기술력 – 아식스의 미래

아식스는 스포츠 브랜드 중에서도 장인 정신이 가장 깊이 배어 있는 브랜드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의 테니스화입니다.

아식스는 조코비치의 플레이 스타일, 습관, 발 모양까지 고려하여 맞춤형 신발을 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수 후원이 아니라, 선수의 성장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십이었습니다.

특히 젤 카야노(GEL-Kayano) 같은 제품은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패션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결론 –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성장하는 브랜드

2023년, 아식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5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주가는 2020년 이후 두 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아식스는 단기적인 유행이나 스타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 오랜 시간 브랜드 철학을 지켜왔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결국 아식스를 다시 뜨거운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스포츠와 패션의 투트랙 전략 – 오니츠카 타이거와 아식스의 역할 분리
장기적인 브랜드 철학 –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위한 철학 실현
혁신적인 기술력 – 데이터 기반 러닝화 개발과 차별화된 스포츠 연구
쿨한 콜라보레이션 – 키코 코스타디노브, 키스, 자운드 등과의 협업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 진행

이제 아식스는 단순한 러닝화 브랜드가 아니라,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도전하는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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